저는 요즘 “플라스틱” 앱을 통해 투명 플라스틱 병을 분리수거하고 있습니다. 병당 100원을 돌려주는 시스템 덕분에 개인적인 이득도 있고, 동시에 환경에 보탬이 된다는 기분도 들어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리사이클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할수록, 단순한 보상 이상의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일상 속 작고 친절한 시스템 너머에는, 플라스틱 리사이클이 과연 ‘진짜 친환경’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플라스틱 리사이클의 진실을 세 가지 핵심 주제 “생산과 재활용의 실상”, “낮은 재활용률과 ‘희망 분리수거’ 문제”, “기업·정부 책임과 진짜 해결책”으로 나눠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플라스틱 생산과 재활용 – 환경 비용은 숨겨진 채
플라스틱은 화석 연료에서 유래한 고분자 물질로, 생산 단계부터 이미 상당한 탄소 배출과 화학물질 사용을 수반합니다.
재활용은 이러한 공급망 문제를 ‘안 보이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기업에게는 매우 경제적입니다.
심지어 ‘어드밴스드 리사이클’ 같은 고열/화학적 방식은, 단 1–14%만 실제 새로운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폐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이는 재활용된 것처럼 보여줘 환경의 부담을 오히려 가리는 속임수였습니다.
게다가 재활용 과정에서 배출되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미세한 크기지만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영국의 한 시설 조사에 따르면 폐수에서 처리 전후에 마이크로플라스틱이 전체 처리량의 6% 수준으로 검출되었습니다
재활용률 9%? 현실은 “위시사이클링”과 낮은 회수율이 전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중 단지 약 9%만 재활용되며, 그마저 한 번 이상 재활용된 비율은 1%도 채 안 된다고 합니다
이는 ‘분리수거함에 넣으면 다 재활용된다’는 소비자 인식과는 큰 괴리가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리사이클함에 넣는 위시사이클링(wishcycling)은 전체 배출물의 20% 이상에서 혼합오염을 일으켜, 더 많은 플라스틱이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플라스틱 산업계는 1980년대부터 플라스틱 재활용이 아주 쉬운 것처럼 홍보해 왔지만, 실제로는 비경제적이고 기술적으로 많은 한계가 있다는 내부 문서를 30년 이상 숨겨왔다고 합니다
진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위한 기업·정부의 책임
진정한 해결책은 ‘리사이클을 믿는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는 시스템 변화입니다.
학계와 환경단체는 기업의 책임 있는 생산,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 재사용 및 리필 모델의 확대를 반복해서 제안합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허위 광고 혐의에 근거해 불가능한 리사이클률을 주장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며, ‘어드밴스드 리사이클’도 실제로는 재활용이 아니라 화학·열분해에 불과하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
글로벌 기업들도 이제 ‘플라스틱 크레디트(Plastic Credits)’ 같은 상쇄 방식을 도입하는데, 이는 효과도 불투명하고 오히려 과대광고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리사이클보다 리듀스, 진짜 변화는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플라스틱 히어로”처럼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적 관점에서 볼 때, 플라스틱 리사이클은 오히려 ‘환경 문제 숨기기’의 도구로 악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짜 친환경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플라스틱 절감’을 우선하고, 기업과 정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때 가능합니다.
우리의 작은 분리수거 노력은 의미 있지만, 그 앞에 놓인 화석 기반 생산, 혼합오염, 저 재활용률 등의 태산 같은 과제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플라스틱의 진정한 순환은 “더 적게 생산하고, 덜 소비하며, 재사용 모드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개인의 참여와 함께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필요한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