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는 맑은 동해와 풍부한 어족 자원으로 예로부터 어업이 발달한 도시입니다. 속초항과 대포항, 그리고 동명항은 속초를 대표하는 어업의 중심지로, 매일 아침이면 활기찬 수산시장이 열립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해양 환경 악화, 남획 문제,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어업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속초에서도 친환경 어업 혁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어획량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바다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어민과 지역 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속초에서 추진되는 친환경 어업의 필요성
속초 어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원 고갈과 생태계 파괴였습니다. 과거에는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대형 그물망과 강력한 장비를 사용했지만, 이는 어린 물고기와 불필요한 해양 생물을 함께 잡아버려 생태계를 위협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부표, 폐어망 등이 바다에 버려져 해양 쓰레기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동해는 수온 변화와 해류 변화로 인해 기존의 어장이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속초 어민들은 이러한 변화를 직접 체감하며 어업 방식의 전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속초에서는 환경을 지키면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 어업 혁신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속초의 친환경 어업 혁신 사례
속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 사례는 친환경 양식 기술입니다. 기존의 양식 방식은 많은 사료와 항생제를 사용하여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켰지만, 속초에서는 해양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순환여과식 양식 시스템(RAS)’이 있는데, 물을 반복적으로 정화해 사용하는 기술로 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깨끗한 환경에서 어류를 양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수를 줄이고,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여 건강한 수산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친환경 어구 사용입니다. 속초의 일부 어민들은 기존의 플라스틱 부표 대신 생분해성 소재로 만든 어구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바다에 버려지더라도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해양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선택적 어획 장치’를 활용해 어린 물고기나 보호종이 그물에서 빠져나가도록 설계하여 생태계 파괴를 막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속초에서는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을 어업 활동과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어민들이 조업 중에 발견한 폐어망이나 플라스틱을 함께 수거하면 일정 부분 보상해 주는 제도인데, 이는 어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바다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큰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속초항 인근에서는 예전보다 해양 쓰레기 발생량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속초시는 스마트 어업 시스템을 도입하여 위성 및 IoT 기술을 활용해 어군을 효율적으로 탐지하고, 최소한의 어획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조업 시간을 줄이고 연료 소비를 절약하여 탄소 배출까지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친환경 어업이 지역 사회와 관광에 미치는 영향
속초의 친환경 어업 혁신은 단순히 바다를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우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획된 수산물은 소비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로 인식되며, 이는 지역 수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속초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해산물을 맛보며 ‘안심 먹거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속초는 친환경 어업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직접 친환경 어구를 체험하거나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환경 교육의 장이자 특별한 여행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속초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친환경 어업은 어민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새로운 방식 도입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어족 자원을 확보하고, 친환경 인증을 통한 판로 확대 덕분에 소득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녀 세대에게 건강한 바다를 물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민들의 자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속초의 친환경 어업 혁신은 바다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입니다. 해양 환경을 지키면서도 지역 경제와 관광을 살리는 이 움직임은 앞으로 다른 지역에도 중요한 모델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수산물을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먹는 한 끼 식사가 바다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속초에서 시작된 이러한 친환경 혁신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우리 모두가 더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